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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이야기

황해에게 묻다

by Jasonbbak 2011. 5. 19.

잔인한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폭력물은 잘 보지 않게 된다. 영화배우 하정우를 알게 된건 우연히 집에 있는 IPTV를 뒤적이다. 별로 이름 알려 지지않은 영화가 공짜길래 봤는데 거기 주인공이 하정우였다. 영화 "보트". 하정우 특유의 연기가 참 좋았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자신이 어떤일을 하는지도 모른채 이용당하다가 나중에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되는 영화다.(내용을 모르고 봤는데 황해도 그러했다.) 한중일 삼국을 왔다갔다하면서 하정우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우연치고는 참 재밌다.


  

경찰 친구가 영화 몇편을 추천했다. 온통 쎈놈들이다. 일단 "아저씨"를 보고 "황해"를 본 다음에 "악마를 보았다"를 보라고 했다. 이유는 잔인성의 강도가 약한것에서 부터 강한쪽으로 봐야 충격이 덜하다는 거다. 난 폭력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그냥 넘겼는데 하정우의 연기가 보고 싶었다. 그의 어슬픈듯한 표정연기는 연기인지 아닌지 잘 모를 정도로 자연스러운데 황해에서의 하정우는 어떤 연기를 할까 궁금했다. 이미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에서 엄청난 연기를 선보였다고 했지만 난 보지 않았다. 


2시간 30분정도의 영화였는데 초반 1시간정도는 몰입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극중 구남(하정우역)의 삶과 그가 한국으로 오게 되는 이야기인데 재미난 것도 아니고 다큐멘터리적이다. 그냥 그런 사람이 이런저런 이유로 이렇게 됐다는 이야기를 하는거라 참 지루했다. 

 
영화는 중반정도에서야 집중하고 볼수 있게된다. 구남이 살해 계획을 세우고 자신을 버리고 도망간 아내를 한국에서 찾으면서 영화는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사람을 살해하는 계획을 짜는 구남은 여러번 살해를 해본 사람처럼 살인계획을 세운다. 그러면서 자신을 버리고 한국 남자와 살고 있는 아내를 살해하기 위해 밤을 새며 집을 지키고 다시 청부살인을 위해 서울과 안산을 왔다갔다하는 생활을 반복한다.

누군가를 죽여야하는 구남은 왜 죽여야하는지도 모른채 하루하루 약속했던 날짜가 다가오고 몇일을 더 줄수 없냐고 면사장(김윤석역)에게 부탁하지만 당차게 거부당하고 그날이 온다.

살인은 일어나고 모든것들이 엉망이 된다. 구남은 중국으로도 가지 못하고 한국에서도 살수 없는 비참한 신세가 되어 한국에 온 면사장을 죽이기 위해 또 이 모든 이야기가 시작되어진 이유를 알기위해 구남은 열심히 열심히 영화의 후반부를 장식한다.

구남이 한국에 오게되는것은 어찌보면 살기위해서 당연하다고 본다. 하지만 면가가 한국에 오는 이유는 뭘까? 복수를 위해서 아니면 돈을 위해서? 조금 이해하기가 힘들다. 면가가 한국에 올 이유가 있을까? 중국에서 별 아쉬움 없이 살아가는 면가가 돈 몇푼 벌려고 한국으로 자기 조직원들을 다 데리고 와서 마지막에 비참하게 죽는다. 면가는 마치 터미네이터2에 나오는 미래에서 온 T-1000 기계처럼 구남이를 죽이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행동한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내가 왜 이러고 있지 그러고는 짐 싸서 중국 간다면서 구남이를 죽이라고 한 사람에게 돈을 요구한다. 면가는 영화에서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마치 기계같고 감정이 없는 사람처럼 나온다. 살인을 밥 먹는듯이 하고 자기를 죽이려고 한 사람들의 사지를 짤라서 개를 주라고 한다. 그런 냉철한 면가가 한국에 와서 비참하게 죽는것을 보고 왜 일까? 라는 의문이 생겼다.

후반부의 황해는 마치 파티를 하듯이 사람을 죽이고 쫓고 쫓기고 자동차가 폭파되고 모든것들이 혼란스러운 상황이 된다. 연기는 정말 대단하다. 극중 주인공 하정우와 김윤석은 정말 멋진 연기를 한다. 그리고 조연들도 정말 멋드러지게 연기를 한다. 내용도 그럭저럭 이해할만 하다. 근데 아쉽다. 더 많이 더 잔인하게 더 극대화하기 위해 이야기를 만들다 보니 영화가 보이는게 아니라배우들의 연기만 보였다. 

아내에게 버림 받은 구남이 불쌍하지 않고 개처럼 죽는 면사장과 조폭 보스 김태원이 왜 저러나 싶고 마지막 장면도 조금 아쉬웠다. 아쉬움이 남는다. 이해는 하지만 무언가 아쉬운 영화. 그것은 우리가 봐온 짠하고 해결되는 엔딩이 아니라서 일수도 있다. 하지만 꼭 그런것만은 아닌것 같다. 주인공이 허무하게 죽었다고 영화가 허무한건 아니니깐......

이 영화를 보고 삶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삶에 대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구남의 삶.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의 삶. 돈으로 사람을 살 수도 있고 죽일수도 있는 세상. 가정이 파괴되어지고 돈때문에 고향을 떠나고 가정을 버리고 버림받아지고 죽이고 죽임을 당하고 먹고, 자고, 싸고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가감없이 보여주는 거칠고 투박한 영화. "황해"

                                   황해 공식홈페이지 http://www.hwang-hae.co.kr/


하정우 영화추천
영화 "보트"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Main.do?movieId=450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