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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달리기 2일째

by Jasonbbak 2009. 8. 7.

욕심, 집중, 새로움, 낯선

10분을 걸어 달리기 트랙에 도착했다. 걸으면서 몸도 풀고 잡념들을 떨치기 위해 심호흡도 하고 무거워진 몸에 나약한 생각도 해보다가 어느새 달려야 할 시간이 되었다.

어제 11바퀴를 돌았다. 200M인줄 알고 2.2Km라고 생각했는데 트랙을 잘세히 보니 220M라고 적혀 있었다.
그렇다면 어제 내가 달린 거리가 200M가 늘어나게 된다. 2.4Km 거리를 15분정도의 시간에 달린 것이었다.

오늘은 15분 정도의 거리를 뛰어봐야지. 하고는 뛰기 시작했다. 어제도 사실대로 얘기하자면 중간중간 힘이들어서 잠깐씩 걷기도 하고 빠른 걸음도 하고 그래었는데 오늘은 의욕만 앞서고 몸이 따라 주질 않는다.

허벅지와 종아리쪽에는 벌써 알이 생기는 듯하고 몸이 조금 무겁다.
처음 서너바퀴를 무리없이 달리다가 조금 걷기도 하고 빠른 걸음을 걷기도 하다가 힘을 내어 달렸다.
욕심이 나기 시작했다. 많이 달리고 싶었다. 아주 멀리 달고 싶었다.
하지만 욕심을 버려야 했다. 2킬로 조차도 헐떡이면서 어찌 2시간 3시간을 달리겠는가?
마음을 비워야 한다.
한 번 달려본 사람의 여유랄까. 아니면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몸에서 깨우쳐 주는 것일까?

무수히 많은 시간들이 지나야 하프마라톤을 그리고 많은 땀들을 흘려야지만 풀코스를 완주한다는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하루 하루 묵묵히 달리다 보면 시간도 거리도 늘어날것이다.
조금씩 만족하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목표를 달성할것이다.

그래서 달리기는 무척 정직한 운동이다.
운동이란것이 다 그러하겠지만 유독 달리기는 시간을 많이 필요로 하는 것 같다.
기술을 요하는 여러 스포츠들은 순간의 기교나 상대방의 실수로 많은 것을 얻을수 있지만
달리기는 특별한 기교도 상대방의 실수도 필요치 않은 농사같은 운동이다.
농부의 마음이 이런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뿌린만큼 거둔다.

내가 달리기를 하는 곳은 작전체육공원이다. 220M트랙이 있고 중간에는 인조 잔디 축구장으로 되어 있으며 주변에는 배드민턴과 다양한 운동기구들이 있다. 다양한 연령층과 남녀노소 없이 이용해서 공원은 언제나 만원이다.
운동하는 사람은 아름답다. 날 밝은 오후에는 정자에서 할아버지들이 바둑과 장기를 두신다.
공원이라도 있어야 답답한 도시 생활에 마음을 다독이는 시간을 가질수 있으리라.

이야기가 너무 옆길로 샜다. 10바퀴 정도를 뛰고 나니 몸은 좀 풀리는데 이제 숨이 가빠 오기 시작한다.
역시 하루 아침에 되지는 않는다. 숨이 트이는데는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까?
달리기가 마치 걷는 것처럼 편안해지는 호흡이 되는 순간. 그때가 바로 대회에 접수하는 날이 될것이다.
1바퀴를 걸었다. 빠른 걸음이다. 그리고 다시 2바퀴를 달리고 마무리로 1바퀴를 걸었다.

총 14바퀴를 달리고 뛰니 온몸에 땀이 흐른다.
여름 밤 땀 흘리며 달리기 해 보면 느낄수 있다. 짜증나고 답답했던 오늘 하루의 일과들이 뻥하고 날아가는 기분을 말이다. 안개속에서 몇시간 헤매다가 날씨가 화창해지며 푸른 하늘이 보일때의 기분이라고 할까?

오늘도 무사히 게으르지 않게 달리기를 마쳤다.
문득 다시 한번 다짐해 본다. 열심히 열심히 달려야지.

달리기 시간 17분 거리 3K
달리기 전후로 10분 정도의 걷기
총 운동시간 35분에서 40분

Tip 달리기 상식
처음 달리기를 시작할때는 쿠션이 많은 신발을 신고 달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릎과 허리에 과도한 부담을 주게 된다. 물론 무리한 운동은 금물이다. 처음 달리기를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무릎이 많이 아팠다. 그런 시기가 온다. 아주 많이 아프면 문제 이겠지만 어느정도의 통증은 무릎이 단련되기 위한 과정이다. 달리기를 하고 난 다음 샤워를 하고 무릎을 만져보면 미열이 느껴진다.

절대 무리해서는 안된다.
달리기 초보자는 쿠션이 많은 신발을 신자


2009/08/07 - [철인삼종/달리기] - 2009년 8월 드디어 마라톤이 시작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