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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

아이에게도 사생활이 있다.

by Jasonbbak 2011. 12. 22.
<아이의 사생활>을 읽고

 오랜만에 만나 사회선배에게서 책을 추천 받았다. 그 형은 중학생과 초등학생 여아를 키우고 있는데 형수님이 돈을 벌고 형이 아이들을 뒷바라지하고 있다. 형은 육아를 하기에는 다소 남성적인 매력이 강해서 처음에는 의아했는데 그래도 자신의 일에 충실하다. 해병대를 나왔고 대기업을 다녔으며 IMF를 겪으면서 대한민국 남자들이 경험했던 그러그러한 이유들때문에 영업직을 선택했고 그 영업직과 맞지 않아 집에 살림을 맡았다. 우직하고 술을 좋아하는 형이 오랜 시간 살림을 하고 아이들을 키운다는 것이 상상이 가진 않았지만 아직까진 집을 잘 지키고 계신다. 술자리에서 형이 EBS <아이의 사생활>을 봤냐고 물었다. 평소 EBS <프라임다큐>라는 프로그램을 즐겨 보는데 아이들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알게 되었다. 형과 나는 그날 육아와 양육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날 추천해준 <아이의 사생활>, <아이의 자존감> 책을 계속 읽고 있다.

 아들이 이제 19개월이 되었다. 아직 말을 제대로 하지는 못한다. 아이가 돌이 막 지나고 걸어다니면서 나는 큰 생각의 변화를 겪게 되었다. 이제껏 부모에게 안겨만 있던 아이가 제 발로 걸어다니며 갖가지 감정을 표현하고 엄마, 아빠를 부르는 것을 보면서 조그만 있으면 말을 하고 무언가 아이가 필요한 것을 달라고 할 때 내가 제대로 준비되어있는지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고 그 질문은 나를 육아책속으로 빠져 들게 했다. 지금까지 20권 정도의 육아 관련책을 읽었고 첫번째 목표는 100권 정도의 육아책을 읽는 것이다.

 <아이의 사생활>은 방대한 실험과 자료를 잘 정리해서 읽는 이에게 좋은 정보와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내가 읽은 책 중에서 가장 권하고 싶은 책 중에 한 권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부모라면 꼭 읽어야하는 책. 아니면 EBS 인터넷 홈페이지에 들어가 꼭 5부작을 시청해야할만큼 멋진 가치가 있는 내용이라고 믿는다. 

 우리는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서도 몇 주간 또는 몇 달간 운전학원을 다닌다. 많은 비용을 들이고 몇 번의 실패를 경험하고 어렵게 남들이 다 가지고 있는 자격증을 받게 된다. 부모가 되는 것은 어찌보면 남들이 다 되는 아주 평범하고 당연한 일이라 아무 준비 없이 아버지, 어머니가 되는게 현 세태이다. 운전면허도 최소한의 노력이 필요한데 아이를 낳고 기르는 위대한 일에 그 최소한의 시간도 투자하지 않는 부모들이 너무 많다. 내 주위에 대부분의 남자들은 힘든 직장생활로 육아는 모두 엄마에게 맡겨두고 열심히 돈을 벌어주는 남자가 대부분이다. 여성들도 상황이 별반 다르지는 않다. 내가 단정지어서 말 할 수 있는 이유는 책을 보면 볼수록 더 알게된다. 방황하는 아버지, 어머니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남자 아이는 왜 말을 늦게 할까? 여자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게 되면 월등히 학교생활을 잘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자는 왜 주차하는데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는 걸까? IQ가 좋으면 머리가 좋은 것인가? 성공할 수 있는 것인가?  착하면 손해본다는데 도덕적인 아이가 경쟁에서 살아 남을 수 있을까? 이 책에서는 이런 질문들에 대해서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여아들이 더 일찍 말을 할 수 있는 것은 뇌의 구조가 그러하고 언어기능을 담당하는 영역이 더욱 발달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책에서는 이야기 해준다.  20개월전후의 아이를 가진 대부분의 엄마들이 만나면 자식 자랑을 하게 되는데 여아들의 빠른 언어습득에 남아를 가진 엄마들은 고개를 숙일수 밖에 없다. <아들은 아빠가 키워라>에도 나와 있는데 여아들의 이런 빠른 발달은 초등학교까지 계속된다고 한다. 제대로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여아나 남아나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사소한 실수들을 계속 할 것이고 그 실수들이 모이고 고착화 된다면 
아이들의 창조적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잃어 버리게 되는 것은 아닐까?

  아이는 3세까지 60%정도의 인성을 개발하고 6세까지 95%까지 만들어진다고 한다. 3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맞는 것이다. 3세 까지는 주양육자가 바뀌면 아이의 애착형성에 문제가 생길수 있고 애착이 올바르게 형성되지 못한 아이들은 삶의 오랜기간동안 그 영향아래 살게 된다는 것이 심리학자나 정신분석학자들의 설명이다.

 경제적 여유가 없고 늘 생활에 쫓겨 사는 현대인들에게 육아에 대한 생각보다는 어떻게 하면 좀 더 경제적 안정을 이루고 살아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크다. 정부나 기업에서도 육아보다는 생산성에 더 많은 촞점을 맞추다보니 우리의 아이들은 조금씩 조금씩 상처받으면 자라난다. 우리는 아이에게 더 많은 것을 가르치고 교정할려고 하지만 사실 아이들은 부모의 거울이다. 자신은 TV를 보면서 아이에게는 책을 읽으라고 하는 부모들이 많다. 부모가 변해야 아이들이 편하고 즐거워 진다. 아이들이 좋은 방향으로 변할 수 있는 첫걸음은 부모의 끊임없는 각성과 교육이다. 그 출발점을 <아이의 사생활>로 시작해 보는 것이 어떨지 생각해 본다.

 모든 부모들이 행복하고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 그 단초는 이런 작은 노력과 시도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EBS <아이의 사생활> 제작팀에게 좋은 책과 프로그램을 제작해주신것에 대해 감사함을 표한다. 오락연예가 잠식한 방송에 한줄기 빛처럼 살아있는 EBS 방송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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