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를 좋아한다. 1986년 멕시코월드컵을 새벽에 보며 자랐으니깐 우리나라가 월드컵에 출전한 모든 경기를 본거 같다. 볼때마다 이번에는 이번에는 하면서 응원을 하지만 결과는 늘 참담했다. 그나마 2002년에 막혀있던 무언가를 뻥둘리게 해준 축구 국대 선수와 히딩크 감독에게 감사한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다.
축구를 언제부터 좋아한건지 잘 모르겠다. 1980년대 프로가 생겨나서 한창 어린이 회원을 모집했었는데 나는 축구가 아니라 그때 MBC 청룡구단의 어린이 회원에 가입 했던 기억이 난다. 어린이 회원들에게 주는 구단 유니폼과 모자, 야구공들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얼마전에 상암동에 FC서울 축구경기를 보러 간적이 있는데 어린이 회원을 모집한다고해서 기웃기웃거리다가 조카들을 어린이 회원에 가입시키고 말았다. 이름과 생일, 전화번호만 있으면 가입이 되었고 상위 점퍼와 전경기 무료관람할수 있는 멤버쉽카드를 주었다. 어린시절을 생각하며 조카들을 회원가입시켰는데 우리 조카들이 아직은 너무 어려서 경기장에 같이 나오는 날이 올지는 모르겠다.
축구를 왜 좋아했는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 차범근선수가 나온다는 이유로 엄청 기대를 했던 기억은 난다. 1990년대 박찬호 선수를 보면서 야구에 빠져들기 시작한 청소년들처럼 나도 차범근선수를 통해서 축구를 좋아했던것은 아닌지. 그땐 차범근 선수외에도 기억에 남는 선수들이 많았지만 해외에서 세계최고의 선수대접을 받는 그가 축구에서는 단연 으뜸이었다. 그래서 멕시코 월드컵때 차범근 선수가 나오면 우리 나라가 우승하는게 아닐까 하는 축구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허망한 기대를 했었었다. 그 기대는 절망으로 바뀌었고 차범근 선수는 멕시코 월드컵에서 엄청 열심히 뛰긴 했지만 골을 넣지 못했다. 우리나라 최고의 스트라이커였던 차범근 선수가 월드컵에서 골이 없다는것이 본인도 또 그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아쉬워 2002년 월드컵때 차두리 선수가 대신 한 골을 넣어주기를 간절히 기대했었는데 차두리 선수의 오버헤드킥이 이탈리아 골키퍼 부폰에게 막히면서 차부자의 월드컵 골 기록은 아직 영이다. 골이 없다고 슬퍼 할것은 아니다. 세계 최고의 윙어, 맨유의 전설 라이언 긱스는 월드컵에 한번도 나오지 못했으니 그에 비하면 차범근 선수는 월드컵을 밟는 영광을 누린것에 아마 만족하시리라 생각한다.
많은 시간이 흐로고 축구는 나의 일부가 되었다. 그렇다고 아주 열정적으로 응원하거나 축구만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WBC도 즐겨보고 올림픽에 나오는 모든 종목을 좋아하는거 같다. 하지만 그중에 축구를 가장 좋아한다.
박지성 선수가 맨유에서 그라운드를 누빌때 그리고 국대의 젊은 선수들이 축구장을 뛰어다니는것을 볼때 마다 나는 허망된 욕심을 가지고 있었다. 나도 저들처럼 뛰고 싶다. 말도 안되지만 그런 욕심을 많이 가졌다. 축구를 전문적으로 보는 눈을 가진것도 아니고 운동선수도 아니지만 그 욕심을 그냥 버리기에는 너무 축구를 좋아 한게 아닐까?
올해 들어 상암축구장에 관전을 위해 몇번 다니면서 싱그러운 잔디위를 뛰어다니는 상상을 더 많이 했었다. 그리고 결심했다. 축구선수가 될 수 없다면 심판이 되어 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해서 결론은 한번 도전해보자 였다. 축구심판이 되고자하기전에 조기축구회도 간혹 나가보고 동네축구에도 나가면서 경기를 해보았지만 불규칙한 활동으로 의욕만 있을뿐 다시 멀어지고 활동하고를 되풀이 하면서 축구와는 점점 멀어지고 있었던것이 축구심판을 해보자는 결심에 확신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다.
계속
>>>>멕시코 월드컵 한국대아르헨 하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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