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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안철수와 노아의 방주

by Jasonbbak 2012. 9. 19.

 2012년 9월 19일 서울 충정로 구세군 아트홀은 안철수 원장의 대선출마 선언이 있었다. 1시간 일찍 도착해서 방청을 시도했으나 3층 일반인실은 들어갈수가 없었다. 1시간 정도 3층 복도에서 100여명의 대기자들과 같이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다렸으나 시간이 흘러 갈수록 아트홀 입장이 불가능할 거라는 확실이 들었다. 2층에는 기자들이 입장할 수 있는 입구가 있었는데 포토라인이 설치 되어 있는 걸 보니 안원장님이 그 쪽으로 오실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 각 층마다 TV가 설치되어 있어서 입장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복도에서 시청할수 있었다. 대부분 안철수 원장의 지지자로 보이는 분들이었는데 나이드신 할아버지에서 40,50대 남성 여성이 주를 이루었고 간혹 젊은 남성들이 눈에 뛰었다. 


 아트홀에 들어갈 수 없는 몇몇 성난 어르신들은 자원봉사자들에게 고성을 지르며 아쉬움을 표시했고 자원봉사자들은 당황하지 않고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대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지하철 입구에서부터 방향과 안내표지를 들고 있는 흰색티셔츠의 자원봉사자들이 다수 볼 수 있었는데 그들이 어떻게 자원봉사를 할 수있었는지 궁금해서 질문을 몇 번 했더니 답변이 하나같이 신문에 난 자원봉사 모집공고를 보고 신청했다고 한다. 구글에서 검색해보니 자원봉사 모집공고는 볼수 없었다. 혹시 "청춘콘서트"에서 일하셨던 분이야고 물었더니 아니라고 한다. 100여명의 자원봉사들과 스탭들은 어떤 단체와 연결되어 있을까? 궁금했다.


 복도에서 기다리는중 주변 분들과 얘기를 나누었는데 제일 먼저 나오는 이야기가 단일화였다. 모두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양보해야한다는 입장을 피력하셨다. 한 여자분에게 안철수 원장의 어떤 부분이 좋은지  물었다. "신선한다. 기성정치인들은 싫다" 안철수 원장에 대한 지지 이유중 가장 많이 나올 이유인 때묻지 않고 신선하다는 새로운 인물을 원하는 많은 국민들의 염원의 표현일 것이다. 우리는 2명의 신선한(?) 대통령을 경험했는데도 아직도 신선한 대통령을 찾고 있는 것은 그만큼 기성정치인들의 잘못이 크다고 보겠다. 


 기자회견 10분정도 남겨놓고 포토라인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여자분이 머리를 들이민다. 전화 통화중이었는데 구세군 아트홀에 근무하시는 분이었다. 잠깐의 대화가 오갔다. "혹시 안원장님이 전에 여기 오신적이 있나요?" "없죠." "왜 여기서 기자회견하시지? 건물이 너무 복잡한거 같아요" 나의 이 말에 그 여성분은 내가 생각할 수 있는 두가지 이야기를 해주었다. "3개월전에 예약해놓으셨데요. 익명의 이름으로....." "여기 건물이 복잡한건 방주 모양이라 그래요. 노아의 방주" 구세군만 하더라도 큰 의미가 있는데 거기에다 "방주"라니 의미가 더 해지는듯 했다. "구원과 나눔", 그리고 "변화와 새로운 시작" 이 모든것들이 한데 어우러져 3시가 다가올 수록 아트홀은 용광로로 변화고 있었다. 


 안철수 원장이 1층 지상층을 통해 2층으로 올라오고 있다. 지지자들은 안철수를 외치고 몇몇은 대통령도 함께 외치고 있다. 박수가 터져나오고 포토라인의 기자들은 사진을 한 컷이라도 더 찍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말 순식간에 안철수 원장은 아트홀로 입장했다. 2층과 3층 복도에서 3층 TV쪽으로 내 달렸다. 기자회견이 시작된다. 안철수 원장이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선언을 하는 순간 아트홀은 떠나갈듯한 함성과 박수가 터져나왔다. 몇몇은 눈물 흘리는 사람도 있었고 대부분 미소 짓고 있다. 안철수를 연호하고 몇몇 이들은 다듣고 박수치라고 들리지  않는다고 짜증내는 사람도 있다. 그 이후 몇번의 박수와 환호가 있었다. 


 기자회견 마지막 질문때 3층을 빠져나와 2층 언론기자 입장하던 문으로 달렸다. 안철수 원장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이다. 5분정도 있은 후 자원봉사자들이 손에 손을 잡고 길을 만들고 있었다. 문 제일 앞에서 기다렸다. 아주머니 한분이 외친다. "왕이 납신다" 시끄러운 홀에서 너무도 또렷하게 들린 왕이라는 단어는 안철수 원장이 이 아트홀에서만큼은 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 안철수를 연호한다. 대통령을 소리친다. 안철수 원장이 나왔다. 바로 코앞에서 순식간에 지나갔다. 1분정도 지나고 2층 언론기자들이 모여 있는 객석으로 들어갔다. 방송에서 많이 보던 분들이 취재에 열중이시다. 유민영 대변인이 기자들에게 오늘 회견에 대해서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었다. 기자들이 묻는 질문들의 요지는 어떤 분들이 힘을 합치실지. 앞으로의 일정은 어떻게 되는지. 현충원은 참배하는지. 박경철원장은 왜 오지 않았는지.등이었다.


 눈 앞에 플랜카드가 보인다. "국민이 선택하는 새로운 변화가 시작됩니다." 주어가 국민이다. 국민이 선택한다. 선택하는 국민. 새로운 변화를 선택할 수 있는 국민이지만 안철수 원장이 자신에게 부여받은 시대적 임무를 끌어안았듯이 국민들도 이번에는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새롭게 나아가는 변화에의 선택을 해야하는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기자회견장은 정리되고 있었다.


 밖은 지지자들로 북적인다. 지지자들은 군데 군데 모여서 소리치고 흥겨워하고 있다. 축제의 장처럼 기자회견장은 들떠 있었다. 새로운 변화를 열망하는 국민들의 기대와 열망이 얼마만큼인지 느낄 수 있는 회견장이었다. 


"왕이 납신다" "노아의 방주" "구세군" "새로운 변화" "국민이 선택" 이런 단어들이 오늘 기자회견을 표현 하는 단어들이다. 안철수 원장은 대선과 관계없이 앞으로 정치인으로 살 것을 다짐했다. 정치인 안철수. 너무나 어색하지만 그 어색함이 당연하고 상식적인 세상이 온다면 우리 국민은 너무나 행복한 세상에 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후보가 안철수 원장의 대선출마를 환영했다. "아름다운 경쟁을 펼치겠다" 너무 멋진 말이다. 우리 정치사에 이렇게 멋진 분들이 한꺼번에 2명이나 등장했다니 1년 사이 우리 정치는 새롭고 신선한 피를 수혈 받았다. 구시대의 망령들은 이제 사라지고 상식적이고 정직한 세력들이 정치를 하고 나라를 이끄는 대한민국. 생각만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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