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통령> 서정희지음
내가 처음 이 책을 손에 들었을때 호기심과 우려가 강했다. 안철수를 소재로 책장사나 할려고 하는 출판사와 마음이 맞는 글쟁이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런 우려는 이 책을 읽기 시작하는 순간 말끔히 사라졌다. 역시 사람은 편견을 가지고 세상을 봐서는 안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우쳤다. 설령 작가나 출판사가 그런 불순한(?) 의도를 가졌다 하더라도 이 책은 안철수를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모두가 읽어보았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램이다. 이 책은 안철수에 관한 책이 아니라 민심에 관한 책이다. 왜 사람들이 안철수를 고대하는지를 정치평론가적인 시각이 아니라 민심분석가의 입장에서 얘기한다.
우리는 이 책을 읽기전에 저자에 대해 먼저 알고간다면 책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수 있다. 저자 "서정희"는 고려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심리학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다. 광고회사와 여론조사 회사를 거쳐 정당에서 선거를 치러보기도 했다. 심리학자의 광고와 여론조사. 얼핏 보면 어울리지 않지만 너무나 정확하게 일치하는 인간의 심리에 관련된 일을 30년 넘게 하신 분의 세련되고 나름대로 객관적인 글이 이 책의 장점이자 매력이다.
2011년 10월 26일은 박원순씨가 서울시장에 당선되는 날이었다. 지지율 5%의 박원순을 당선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 사람은 누가 뭐라해도 안철수이다. 안철수 본인이 의도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는 현실 정치 깊숙이 연결되어 정치지형을 바꿀만큼 우리 사회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우리는 안철수에게 도대체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 것일까?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현재의 대통령과 전임대통령 그리고 대세론의 주인공 박근혜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물론 그 모든 것들은 우리가 처해있는 정치현실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노무현과 이명박의 공통점에 대해서 생각해본적이 있는가? 나는 이 글을 읽고 전혀 다른 정치색깔을 가지고 있는 두 사람이 태생적으로 똑같은 환경을 살았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책 184쪽에 이런 글이 나온다.
"노무현의 4대 악법 철폐는 구호에 그친감이 많다. (중간생략) 그것말고도 MB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노무현과 닮았다.
- 가난하게 자랐다.
- 해변에서 자랐다.
- 상고 출신이다.
- 형님 콤플렉스가 있다.
- 오너 콤플렉스가 있다.
- 자기를 과시하기 좋아한다.
- 말을 많이 하는 편이다.
- 일을 벌이기를 좋아한다.
- 4자를 좋아한다. (4대강 정비사업)
노무현과 MB의 닮은꼴을 알게 되면 안철수에게 바라는 기대감의 실체에 어느 정도 접근할 수 있다. 국민들은 안철수가 얼마나 잘났는지 몰라도, 그가 무슨 일을 얼마나 잘할지 몰라도, 적어도 그만큼은 '맞습니다. 맞고요'나'내가 말이야!'식의 자기 방어나 과시를 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저자는 그 다음 페이지에서 안철수의 말을 인용한다.
"말부터 그럴듯하게 먼저 하는 것, 말만으로 떠든 것은 위험하다. 길게 생각하는 것은 경영뿐만 아니라 한 개인의 삶에도 미덕이다."
사람들이 안철수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것을 정리해 놓은 것이다.(177쪽)
-그는 솔직하다.
-그는 창업과 경영의 어려움을 처음부터 경험했다. 일반 봉급쟁이 출신과 다르다.
-그는 따뜻한 기업가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신화를 만들었다.
-그는 제대로 공부했다. MB시절만해도 데모 시절이라 제대로 공부하지 못했다.
-그는 잘난 척하거나 자신을 자랑하지 않는다.
-그는 정상적인 가정에서 자랐다. 가난에 대한 상처가 없다.
-그는 돈을 벌어봤다. 사업만 한 것이 아니라 사업에 성공한 사람이라 다르다.
-그는 사람들을 지배하려 하지 않고 섬긴다.
-그는 융합적인 인간이라서 한 분양만 고집하지 않는다.
-그는 운이 좋은 사람이다. 위험 가운데 기회를 포착하는 눈이 있다.
-그는 주변 의견을 듣는 열린 귀가 있어서 함께 갈 수 있는 동반자이다.
안철수는 원 오브 뎀이란 고정 틀과 어나더 원이라는 개방틀 사이에 있다. 하지만 그에 대한 호기심만큼은 주목할 만하다.
많은 국민들이 MB를 일 잘한다고 대통령에 뽑았다. MB는 내가 보아도 일은 잘한다. 문제는 자기일만 잘 하는 것이다. 국민 눈치 보지 않고 자기가 맞다고, 해야한다고 하면서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들이 질문하는 형식으로 해서 저자의 생각을 이야기 하고 있다.(56쪽)
" 일을 잘 하는 것보다 더 종요한 것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 아닌가요?"
무슨 일을 해야할지 결정하기 위해서는 많은 정보가 있어야 한다. 임기내내 소통에 실패한 MB에 대해서 저자는 또 한번 뼈 있는 말을 한다. (65쪽)
"한동안 MB옹호자들도 인정하는 말이 있었다. 대통령이 일은 잘하는데 소통이 안되어서 그렇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말도 되지 않는 소리였다. 아니, 대통령이 할 일 중에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것이 소통 아닌가? 대통령은 소통하라고 뽑았지 혼자서 일하라고 뽑은 것이 아니라는 반론이었다."
우리는 일은 잘하지만(?) 소통에는 실패한 현대통령과 열심히는 할려고 했지만 마찬가지로 소통에는 어려움을 겪었던 전임 대통령을 차례대로 겪었다. 그 다음 대통령은 어떠해야 할지 그리고 국민들이 어떤것을 기대하는지 너무나 확연하게 보여지는 대목이다. 책에는 많은 정치인들과 30년을 오가며 저자가 겪었던 정치 상황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대부분이 궁금해하거나 수긍할 만한 많은 이야기들이 책 군데군데 숨어있다. 정치란 결국에는 사람이 하는 것이다. 사람에 대한 이해와 사람이 처해 있는 환경과 위치에 대한 이해를 쉽게 하고 좀 더 나은 결정을 하기 위한 고민을 해결하는데 이 책은 많은 도움을 줄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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