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과 틈나는데로 이런 저런 운동을 하고 있었지만 처음 운동이란것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워 주웠던 달리기는 잊고 있었다. 아니 잊지는 않았지만 미루고 있었다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것이다.
2002년 월드컵이 끝나고 주체할수 없었던 뜨거운 열정을 풀곳이 없어서 달리기를 시작했다.
그 때 읽었던 책 "나는 달린다"가 나름의 견인차 역할을 한것도 있었지만
내 의식 깊숙한 곳에서는 오래전부터 마라톤을 완주해야지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듯하다.
얼마전 "남자의 자격"이란 예능 프로에서 소개되었는데 죽기전에 해야할 101가지라는 책에서
해보고 싶은것 중에 상위에 랭크 되어 있는 것 중에 하나가 마라톤 완주라고 한다.
2002년 두서번의 하프 마라톤을 시작으로 풀마라톤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 때는 할수 있다는 생각보다는 그냥 생각없이 뛰는 것이 일이었다.
뛰다보니 마라톤이 좋아졌고 뛰다보니 하프 마라톤도 완주하고 끝내는 풀코스를 완주하게 되었다.
일반인들이 달리기를 처음 시작하면서 제일 궁금한것이 어디를 달리지 일것이다.
나도 그랬다. 달리기를 처음 시작할때 그리고 한참을 쉬다가 달리기를 다시 시작할려고 할때 문득 문득 드는 생각이 어디서 달리지라는 물음이다.
하지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의지만 있다면 달리기는 그리 어려운 운동이 아니다.
처음 달리기를 시작할때 내가 달린곳은 대학교 운동장이었다. 1바퀴, 2바퀴, 3바퀴로 시작하여 바퀴수를 늘리면서 시간을 늘리고 흘린 땀만큼이나 뿌듯함이 매일 매일 쌓이다보면 달리기가 지루해지기 시작한다.
지루함을 이겨내기 위해서 생각해낸것이 운동장이 아니라 학교 전체를 달리는 것이었다.
내가 처음 달리기를 시작한 대학은 산을 깎아 만든곳이라 달리기 하기에는 좋은 장소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런것들이 문제 되지는 않았다. 달리기가 막 익숙해 져있던 나에게 언덕이고 내리막이고 물불을 가리지 않았다. 그러다가 어느덧 1시간을 넘게 달리고 있는 나의 모습을 보게 된것이다.
이 단계 부터 한계에 대한 궁금증이 일기 시작한다. 언제까지 얼마나 긴 거리를 달릴수 있을까?
그래서 비공식 대회에 나가기 시작했다. 남산 달리기 대회, 동호회들이 운영하는 몇몇 달리기 대회를 혼자서 나가다가 기록에 대한 욕심이 생기고 나 자신을 확인하고 싶은 생각이 들면서 정식 기록 대회에 출전하게 된다.
2003년 3월 드디어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한다.
처음 풀코스를 완주한 사람의 기록으로는 굉장힌 좋은 3시간 57분의 기록이다.
3시간때에 턱걸이를 하긴 했지만 완주와 기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나로서는 정말 큰 희열이 아닐수 없었다.
더군다나 턱없이 부족한 연습에 비해 정말 믿기지 않을정도의 놀라운 기록이었다.
그후로 몇번의 하프 마라톤 완주와 1번의 풀코스 도전 실패가 있게되고 나는 마라톤과 멀어졌다.
그러면서 늘 다시 뛰어야지. 다시 뛰어야지만 외치면서 4년 5년이 지나간거 같다.
운동을 쉰것은 아니지만 달리기를 계속하지는 못했다.
대회출전은 2004년 후반기가 끝이 아니었나 싶다.
다시 달린다.
나에게 달리기에 대한 영감을 주었던 책들이 있다. 한번씩 그 책들을 읽곤한다.
"나는 달린다." "달리기가 가르쳐준 15가지 삶의 즐거움" 이라는 책이다.
책을 읽고 다시 다짐한다.
2010년 풀코스를 도전해 보자.
2009년 8월 6일 오늘 처음으로 2.2킬로정도를 15분 동안 달렸다.
땀이 흠뻒 젖었고 오랜만에 느껴보는 희열을 맛본거 같다.
앞으로 멋진 달리기 일기를 써볼 생각이다.
2010년 몇가지 목표중에 풀코스 마라톤 완주와 3급 축구심판으로 경기에 나서는 것이 있다.
둘다 나에게는 취미이자 즐거운 인생을 살기위한 재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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