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23일 통영에서 삼종경기가 열렸다.
매년 대회가 열린다.
준비를 마치고 서울에서 자전거를 싣고 멀고먼 남해 통영까지 달렸다.
대회 전날 자전거를 검차하고 자전거 바꿈터 자기 자리에 두어야해서
어쩔수 없이 통영에서 1박을 해야한다.
검차를 하고 난 후 수영복과 수트를 입고 바다 수영을 연습한다.
싸이클을 먼저 탔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코스를 몰라 엉뚱한 곳을 타버렸다.
반대방향으로 가버려서 산을 하나 넘었는데 힘만 뺀 기억이.
코스는 중요하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날 수영에서 코스를 이탈해 혼자서 망망대해에 떠 있던
황당함이란......
출발해서 왼쪽으로 꺾어 등대를 돌아와야하는데
마냥 직진만 해버려서 시간을 엄청 허비했다.
코스를 숙지하고 나름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야하는데 그러질 못했다.
토요일 일정을 마치고 5분 거리 숙소에서
피곤한 몸을 풀고 다음날 일찍 대회장으로 출발했다.
혼잡하긴 했지만 차를 주차할 공간은 찾을수 있었다.
주차 공간이 없다면 대회장 중앙에 큰 유료 주차장이 있다.
아침에 식사를 잘 해야하는데 많이 먹으면 안 될듯해서
대회장 앞 편의점에서 죽 먹고 에너지 젤 먹고 했었는데
그것도 낭패였다. 제대로 안 먹으면 극심한 체력저하가 온다.
큰 대회라 바꿈터나 중간중간 먹을걸 기대했는데
오산이었다. 물만 잔뜩 주고 바나나, 초코파이, 파워젤
이런것들은 찾아볼수 없었다.
수영은 코스 이탈로 망쳤고 싸이클은 평지보다 산이 많아
쥐가 나서 배렸고 달리기는 배가 고파 울었다.
수영은 제한 시간이 50분인데 49분에 통과했다.
그나마 제한시간에 맞출려고 노력했는데 나중에 보니
제한 시간 지나도 탈락시키지 않았다.
동호인 대회라 엄격하게 보지는 않는듯했다.
규정집에는 탈락으로 나와있다.
같이 출전했던 동생은 바다에서 저승사자를 보았는지
등대 뒤 혼잡한 구간에서 부표를 잡고 멍하니 갈 생각을
못하고 있었다.
아무리 담력이 쎈 사람도 큰 파도와 아비규환의 사람들 틈에서는
멘탈을 잡기가 힘들다.
수영도 전투수영이라 불릴 정도로 과격하게 하는데
팔에 맞고 다리에 차이고 앞에 가로막혀서 갈수가 없으면
우회해야하기 때문에 2배의 체력이 든다.
등대를 돌아 직선 코스에서는 다들 부표쪽으로 가게 되는데
힘들어서 붙잡고 쉬는 사람들과 엉켜서 갈수가 없다.
4에서 5미터 떨어져 최대한 빨리 벗어날수 밖에 없다.
육지가 가까이 오면 오랜 시간 물에 떠있던 다리가 바닥에 닿기 시작한다.
물에서 나오면 순간 중력의 힘을 느끼고 휘청이게 된다.
뛰면서 바꿈터로 가서 자전를 찾고 헬멧과 슈즈를 신은 다음
자전거가 향하는 방향으로 내달린다.
아차 동영상을 찍을려고 핸드폰을 준비했었는데 깜박해서 다시 가서 챙겨오느라
시간을 잡아먹었다.
싸이클 코스는 평지를 달려 통영대교를 지나면 높지는 않지만 산을 몇번이나
넘어야 한다. 거기다 바람이 엄청 불어서 세워놓은 꼬깔안내콘이 날아다닐 정도였다.
그 날 파도도 쌔고 바람도 엄청 불었다.
산을 오르는 중간에 쥐가 났다.
순위는 중간정도였던거 같은데 점점 뒤로 가고 있었다.
다시 몸을 추스려서 앞으로 나간다.
마지막 달리기는 맘 편하게 달려본다.
응원 나온 현지 학생들이 힘차게 소리 지른다.
다들 마지막을 향해
달리기만 하다가 처음으로 삼종경기에 나갔었는데
준비를 한다고 했지만 준비 미숙으로
재미난 추억으로 남는 대회가 되었다.
대회 코스 이미지 트레이닝하기. 코스 중간중간 보급이 없으므로
바꿈터를 이용해서 마실거 먹으거 충분히 준비하기
전날 술 많이 먹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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