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일 꿈
글 장명국 | 석탑출판
90년대 후반 대학 시절 내일신문을 교내에서 얼핏 본 기억이 있다. 그 후로도 내일신문이나 대학내일신문 등을 지나치면서 본 기억이 있는데 관심있게 본적이 없다. 어떤 신문인지도 몰랐고 대학 교내에 있길래 학교 신문인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지금까지도 내일신문을 본적이 없으니 나에게 내일신문은 특별한 존재가 아니었다. 하지만 주말 책 한권으로 내일 신문은 나에게 끈기와 열정이 무엇인지 알게 해준 값진 신문이 되었다.
내일신문의 창업과 발전을 고스란히 담은 책을 읽게 되었다. 인터넷이 발달해서 종이신문을 거의 보지 않는 현대이지만 간혹 보게되더라도 메이저신문들만 보는게 대세인데 그런 시장 상황에서 자본력도 없이 신문을 창간해서 20년 가까이 튼튼한 기업으로 만든 정말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책에 실려있다.
장명국 내일신문 발행인은 1947년 경기도 수원에서 태어나 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70-80년대 석탑 노동연구원과 잡지 '새벽'을 통해 한국 노동운동에 헌신했다. 93년에 주간 내일신문을 창간했고 2000년에 일간지로 전환하여 무차입 흑자경영을 계속해오고 있다. IMF외환위기때 무너지기 직전의 YTN을 맡아 흑자로 전환하고 보장된 임기를 뒤로하고 내일신문으로 돌아온다. 이후 한국녹색문화재단 이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성공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되새겨보는 시간이 되었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비젼이 있다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간다면 조금씩 자기가 원했던 곳에 가까워 질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주간 내일신문을 발행할때 주변 누구도 성공한다고 얘기해주지 않았고 직원들도 의심하는 상황에서 묵묵히 꾸준히 매주 신문을 발행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웠을까? 책에는 이렇게 나온다. 밥은 못 먹어도 월급은 받지 못해도 반드시 신문은 내야한다. 그런 어려운 시기를 직원들과 같이 지나오면서 회사를 커나갔다.
저자는 대학시절 딸기 농사를 짓는 어머니를 도우면서 딸기를 좀 더 값나게 팔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딸기 표면에 사람 손이 닿으면서 산화되는데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 규산질 비료를 쓰기 시작했고 남들보다 더 높은 가격을 받기 시작했더니 동네에서 소문이나 수원지역에 푸른지대라는 딸기농장지대가 유명해졌다고 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유학을 준비하는 사이 벌어진 김대중 납치사건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관련 유인물을 만들어 뿌리면서 감옥에 가게 되었다.
유학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어쩔 수 없이 못가게 되었고 취직도 안 되는 상황에서 장사를 시작한다. 그 당시 성기능 강화제가 미국에서 유행했는데 부작용이 많았다. 거기서 착안해 인삼을 팔아야겠다고 생각하고 미국 유학중인 형님에게 관련자료를 부탁해 확보하고 부모님 집을 저당잡혀 300만원으로 장사를 시작하지만 여러 어려움으로 빚이 1500만원까지 불어난다. 70년대에 그정도 돈이면 지금으로는 얼마나 될까? 아마 강남에 괜찮은 아파트를 살 정도의 돈은 되는거 같다.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결국엔 인삼장사로 2억을 번다. 그 이후 하신 일들이 학원을 인수하고 출판사를 만들고 내일신문을 만드셨는데 학원을 인수한 것은 고 김근태 의원의 연결로 이루어졌다. 돈이 되는 학원이 아니라 민주화 운동 하던 사람들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만들어 운영하던 영세한 자격증학원이었다. 그걸 인수해서 일구어 볼려고 노력하셨는데 실행착오를 많이 겪으시다가 직접 강사로도 일하면서 여러가지 시도끝에 학원이 돈을 벌기 시작한다. 이 시절 노동법 관련 책을 출간하게 되는데 노동자들이 쉽게 볼 수 있는 노동법책이라 100만부 이상 팔리는 기록을 세운다. 주변에서는 전부 안 팔릴꺼라 했지만 본인은 쉬운 노동법을 써야겠다는 생각으로 집필하셨고 출판사를 세우게 된다. 그 후 회사의 노조설립에 도움을 주고 전국에 노동연구소를 세우면서 본격적인 노동가의 길을 걷게되시는데 내일신문의 밑거름이 이 조직에서 시작되었다.
성공이 중요하지만 그 보다 성공하기 위한 태도 노력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남들은 아니라고 할 때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으면서 한 걸음 한걸음 나아갈때 비록 결과물이 작더라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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